정민기 2023 OPEN STUDIO

정민기 작가는 죽은 나무조각과 잎사귀, 마을 주민분들이 말리던 들깨 다발 등 자연에서 탈각되고 소멸을 앞둔 오브제들을 수집하여 새롭게 조합하고 엮어 새로운 토템을 만들어냈습니다. ‘소멸의 대피소’라는 프로젝트의 이름처럼 작가가 만들어낸 작품에서 해당 오브제들은 포근한 천으로 감싸져 동물형상의 얼굴을 가지게 되었고 돛의 형상으로 재탄생된 나무가지들은 엉성히 묶여 바람을 품었습니다. 그렇게 작가는 소멸을 앞두었던 요소들에 깃든 정령을 달랬습니다. 작가의 창작은 서울과 양평을 오가며 마주한 풍경들과 마을을 품은 자연의 모습을 재구성하며 시작되었는데, 이는 천과 솜으로 만든 캔버스 위에 ‘포각화’라는 이름으로 풍경화가 되어 수로 놓아지고 채색되었습니다.